2007년 모내기를 끝내고 간단한 초벌 논두렁 풀 제거도 끝나고 자연의 힘으로 벼들은 무럭무럭 잘 자라 났습니다. 가끔 좋은 농사법으로 제가 개발한 미생물과 효소등을 살포하여 벼 생육이 좋게 만들어 주는 것 이외에는 거의 하늘이 농사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우렁이를 이용한 친환경 잡초제거, 우렁이가 놓치고 간 곳은 미실란 가족들과 동네 어머님들의 품을 팔아 농사를 지었습니다. 이른 봄에 자운영 꽃 피우고 참 숯 500여 포대로 땅을 살리려 노력을 많이 기울인 덕분에 땅은 하루가 다르게 회복되어 갔습니다. 논 저서생물들이 살아 움직이며 부지런히 땅을 개간해 주었습니다. 벼가 숨 쉬기 편하도록 산소공급 통로도 만들었고 그동안 참 보기 힘들었던 거머리, 토종개구리, 청개구리, 잠자리, 새우, 미꾸라지, 붕어, 피리, 그리고 가장 귀하디 귀한 드렁이(드랭이 등등 사투리가 있음, 정확한 명칭은 나중에, 미꾸라지 보다 훨씬 크며 장어보다 작은 가장 오염되지 않는 곳에서 자라는 파충류)가 돌아왔습니다. 하늘은 자연을 보호하고 자연을 자연 그대로 생존할 수 있게 한다면 보답을 하였습니다. 여러 생명체가 숨쉬는 공간이 넓게 펼쳐지면서 백로, 중백로, 외가리 등이 먹을 것을 찾아 날아들었습니다. 내가 하는 일들은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연구하는 품종들 물관리와 친환경 농법을 통한, 그리고 기후변화에 따른 벼 품종의 변화와 병해충의 발생빈도등 다양한 과학적 자료를 확보하는 일들이랍니다. 그렇게 한 여름이 가고 벼들은 너무도 아름다운 풍광을 보이며 변해갔습니다. 그리고 9월이 시작되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상에서 농촌희망지기 귀농한 박사농부를 찾아 KBS 싱싱일요일 작가와 PD로 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추석 특집으로 농촌희망지기의 일상을 촬영하고 싶다고....하지만 농촌희망지기와 그 아내 근숙이 귀찮다는 듯 "바빠서 어렵겠네요"라고 하니...KBS PD와 작가분이 직접 사전 인사드린다고 내려왔습니다. 정성에 감동하여 촬영을 허락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참 건방진것인지 세상 물정 잘 모르는 사람들이었는지..그렇게 5박6일 새벽부터 일어나 설치며 저를 쫓아다니는 PD와 촬영감독님 덕분에 참 분주한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2007년 9월 23일 추석 특집편 "귀농한 박사농부"가 특집으로 방영되었답니다. (미실란 홈페이지, www.imisillan.com에 오시면 확인 할 수 있는 동영상이 있답니다.) 그렇게 가을로 접어 들어갔습니다.

가을 후 수확까지 다음에 올리렵니다.

2009년 4월 6일 농촌희망지기...2007년을 회상하며.....

 농촌희망지기 연구 포장에 모내기가 끝난 10일 후 친환경 벼 시험포장에 잡초제거를 위해 우렁이를 넣어 주고 있습니다. 금호타이어 노조 간부들이 와서 일을 거들어주었습니다. 사실 놔두면 알아서 움직어 논으로 가는데...재미로..

 우렁이를 뿌리고 나니 친환경 시험포장에는 생명체가 복원되기 시작하면서 백로도 놀러 옵니다. 이제 어느덧 벼는 약간씩 짓은 녹색을 띄어갑니다. 풀 제거하는 미실란 가족....

 일본 큐슈대 선배님이자 은사님이신 순천대학교 진일두 교수님과 제자이자 따님...대한민국 벼 품종 관련 대단한 역사이십니다. 폼 잡지 않고 퇴직이 몇년 남지 않으셨는데도 항상 현장 중심의 연구를 하시는 분이지요. 서울대 선배이자 미실란 연구실장인 박애란 실장도 요즘들어 포장에 발담그는 것이 길들여졌나봅니다.

 저 깨끗한 섬진강 1급수가 처음으로 들어오는 논이 농촌희망지기가 관리하는 "미실란" 시험포장이랍니다. 어느덧 땅에는 생명체(논 저서생물들)이 자리하며 땅을 개간해가고 있습니다. 저 물이면 한강 물보다 몇 배는 깨끗할 겁니다.

 논 저서생물들과 귀하디 귀한 드랭이가 복원되었습니다. 다시 찾아온 생명들 덕분에 논은 더 푸르러 갑니다.

 농촌희망지기 박사농부로서 연구도 게을리 할 수 없답니다. 누군가 이 힘든 고난의 일들을 해야 한다면 그 일 연구자로서 학자로서 그리고 농부로서 연구 게을리 하지 않으며 대한민국 농촌현장에 행복한 목표를 향해 걸어갑니다.

 쉼 없이 농촌희망지기 가족들 논 관리를 합니다. 저 3ha(9천여평)의 친환경 무농약 논에 희망을 걸었습니다. 생명체가 살아나고 먹을거리가 풍부해 지면서 그리고 주인장인 농촌희망지기 역할이 환경과 참 먹거리 보호에 있기에 그 마음을 아는지 백로들이 논에 가득합니다.

 우렁이도 알을 낳고 다음 세대를 늘려갑니다. 그리고 논에는 잠자리와 백로들로 넉넉한 모습을 선보입니다.

 논의 풍경은 한 여름을 거치면서 더욱 푸르고 풍요롭고 아름다워 보입니다. 연꽃들도 피고 우리 가족들도 막걸리 한잔에 여유를 갖습니다.

 이른 아침 내가 하지 않아도 생명체들은 스스로 자정능력을 발휘합니다. 벼 뿌리 곁에서도 논 물위에서도 그리고 거미들이 이른 새벽부터 깨어나 해충을 잡아 주는 천적 역할을 충분히 소화하기 위해 많은 거미를 탄생시키며 아침을 맞습니다.

 섬진강가 미실란 연구 포장에 태풍도 몰아쳤습니다. 하지만 아직 어린 벼들에겐 이때 발생하는 태풍은 중요한 생명수를 공급해 준답니다. 하늘이 주는 빗물과 바람은 벼들을 단단히 자라나게 하는 원동력이며 논 생명체들에게 희망의 생명수랍니다.

 이렇도록 멋지게 300여 품종들은 농촌희망지기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듯 합니다. 이 풍요가 계속되길 소망하고 꿈 꾸지만 하늘은 늘 그렇게만 대하지 않습니다.

 이 풍요로운 들판을 보면 내 살아 온 힘들었던 나날들이 그저 지나가는 시간일 뿐이랍니다. 이 풍요로운 넘실데는 논 벼의 풍광에 감히 시인도 멈춰서게 합니다.

 풍요의 논은 새벽에 잠시 내린 단비에 더 건강하고 더 풍요롭게 자라납니다. 생명수는 그렇게 또다른 생명을 잉태하며 자연을 조화롭게 만듭니다.

 한 여름을 지나고 아침이슬이 조금씩 내리는 9월이 되면서 벼들은 조금씩 노랗게 익어가며 농촌희망지기에게 희망의 미소를 선물합니다.

 아직까지 약간의 비와 태풍은 그래도 괜찮습니다. 잘 견뎌 내 준 벼들의 모습을 담아 봅니다. 2차 태풍에 섬진강은 강언저리까지 비가 차 올랐지만 그렇게 또 흘러 바다로 향해 갔습니다.

 9월 어느날 문득 찾아온 KBS 싱싱일요일 팀의 5박6일간의 열정으로 촬영하는 모습을 보면서 프로는 이런것이구나 하는 것을 배우게 합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논은 풍년을 기약했고 농촌희망지기와 그 사랑하는 반려자 근숙이의 얼굴에도 미소가 함께합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