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안동 봄나들이를 다녀와서 우가영 GS&J 연구원이 쓴 글입니다.

잊지 못할 봄나들이를 다녀와서(2)

   저녁을 먹은 후 숙박 및 다음날 관광을 위해 안동 하회마을로 버스를 타고 또 한참을 달렸다. 안동이란 곳이 조그마한 시골일거란 생각과는 달리 의외로 넓어서 이동하는데도 꽤나 시간이 걸렸다. 버스에서 내려 민박집으로 가는길은 어두컴컴했지만 서울과는 다른왠지 정감있게 느껴지는 달과 논두렁에서 울어대는 두꺼비 소리(당연히 개구리 소리인줄 알았는데 윤여임 회장님게서 두꺼비 소리라고 하셨다), 낮은담 건너로 보이는 초가집 등 오랜만에 시골 밤의 풍경을 느껴 볼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전날 버스를 오래타서 인지 겨우 일어나 민박집에서 차려준 아침을 먹고, 본격적인 안동하회마을 구경에 나섰다. 경북 안동의 중심지이자 마을 전체가 중요 민속자료 제122호 지정되어 있다는 하회마을은 작고 소박한 마을이었다. 하회(河回), 말 그대로 물이 돌아간다는 뜻으로 낙동강 줄기가 마을을 휘감고 S자로 흐르며, 산들이 병풍처럼 마을을 둘러싸고 있고, 물도리동이라고도 불리는 하회마을은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으로 마치 연꽃이 물 위에서 꽃을 피운 듯한 형상이라고 한다.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이 마을에 조선시대 성리학자 서애 류성룡의 후손인 풍산 류씨를 비롯해서 광주 안씨, 김해 허씨 등의 종친들이 모여 살고 있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문했을때 탤런트 류시원 생가에 갔었다는 기사를 본 듯하다. 성리학자 류성룡 보다는 아무래도 탤런트 류시원이 더 친숙하다.

구경하다가 내부 수리 중인 탤런트 류시원 생가도 보게되었는데, 한류스타여서 그런지 역시 일본 관광객들이 다른 곳에 비해 많이 눈에 띄었다. 그곳 사랑채는 외국 관광객에 한에 숙박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하루 숙박비만 100만원이라고 했다. 그래서 인지 다른 집들에 비해 잘 정리되어 있고, 칠까지 새로 되어 있어 깨끗하긴 했지만 옛맛이 남아 있지 않아 그리 좋아보이진 않았다.

전체적으로 마을은 웅장한 양반 기와집과 소박한 서민의 초가집이 잘 어울어져 선조들의 삶의 터전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 했고, 마을 사이 사이 골목길은 초행길이라 그런지 미로 같아서 길을 잘못 들어서면 길을 잃어버리기 십상이었다. 마을 어귀에는 삼신당이라는 600년이 넘은 느티나무가 있는 곳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그곳에서 소원을 빈다고 한다.

마을을 지나 강변쪽으로 가다보니 잔잔하게 흐르는 낙동강 건너편으로 병풍처럼 서 있는 절벽이 보였는데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나중에 안거지만 부용대라고 한다고 한다. 강변을 따라 걷기도 하고 싶고, 강을 건너서 부용대도 가고 싶었지만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시간이 촉박하여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 목적지로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국학진흥원안에 위치한 유교문화박물관이었다. 유교문화와 유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었는데 안동이란 조그마한 도시에 있는 박물관임에도 서울에 있는 박물관 못지 않게 웅장하고, 주변도 잘 가꾸워져 있었다. 볼게 많아서인지 너무 열심히 공부하시는 바람에 시간이 초과하여 다음 예정지였던 도산서원은 다음기회로 미루고, 점심시간이 지나 허기진 배를 안고 안동에서 별미라는 헛제사밥을 먹으러갔다. 헛제사밥은 놋그릇에 제사때 먹는 전들과 나물들이 나오는데 보기에도 특이했다. 경상도 음식은 맛이 없다고 하던데 이틀동안의 음식들은 생각외로 맛있었고, 역시나 안동에서는 간고등어가 빠지지 않았다.

점심을 먹은 후 바로 서울로 출발하려다가 안동을 떠나는 아쉬움에 식당 앞에 바로 보이는 월영교 산책을 하였다. 안동댐 아래에 위치한 월영교는 바닥과 난간을 목재로 만든 인도교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나무다리라고 했다. 다리이름은 주민들이 참여한 응모작중에 유난히 달과 연관이 많은 이 지역 유래에 착안하여 월영교를 선정하였다고 한다. 다리들의 모습이 거의 다 비슷비슷해서 거기 다 거기 같은데 월영교는 뭔가가 달랐다. 다리의 모습과 함께 여유롭게 주변 경치를 감상하면서 건널 수 있는 몇 안되는 다리인 것 같다.

이렇게 1박 2일간의 안동 여행은 정신없이 지나가버렸다. 이번 여행은 GS&J 임직원과 회원들의 친목과 화합을 도모하는 계기도 되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우리 전통 문화와 멋진 풍경들을 구경하며, 도심속에서 뒤돌아볼여유없이 지친 마음에 여유로움을 주고, 활력소를 불어 넣어주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안동...볼 것도 많고 느낄 것도 많은 곳이 아닌가 싶다. 마음의 휴식을 찾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은 꼭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