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기는 GS&J  우가영 팀장이 동유럽 해외연수를 다녀와서 쓴 글입니다. 

3월 31일... 드디어 출발.

 3년 근속시 직원 능력 계발차원으로 해외연수를 보내주는 연구소 방침에 진작에 갔어야했는데 여차여차 하다 보니 1년이 훌쩍 지나가 버린 듯 하다. 원장님께서 5월까지 못가면 소멸시킨다는 반 협박을 하지 않으셨다면 또 시간만 보내고 있었을지 모른다. 게다가 잘 운영하던 학원 그만두고 백수 된 친구가 나의 해외연수에 동참을 해준다하니 속전속결로 진행되었고, 다만 아쉬운 점은 급하게 떠나다 보니 패키지로 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출발하기 일주일전까지도 유럽을 가는 게 맞는가 싶을 정도로 여행사에선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혹시나 여행이 취소가 되는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으로 전화해보니 출발 3일전에 인솔하시는 분이 전화해서 미팅장소와 준비물품을 알려준다고 한다. 정말 출발 3일전 인솔자한테 연락이 와서 메일 보냈으니 준비사항을 체크하라고 했다. 이런건 미리미리 알려줘야 준비를 할게 아닌가...아무튼 이제야 제대로 떠난다는 실감이 났다.

인솔자가 보내준 메일에 친절하게 써 있는 유럽 갈 때 챙겨가야 할 리스트에는 여행 시 기본 용품뿐 아니라 라면, 고추장, 햇반, 볶음 김치등의 먹을거리와 실내용 슬리퍼, 우산, 헤어드라이어, 커피포트 등이 있었다. 유럽 호텔에는 커피포트나 헤어드라이어가 없는 호텔이 간혹 있다고 한다. 한국 전통의 입맛인 여행 친구를 위해 그리고 호텔에 없다하니 모조리 가져갈 수밖에...

출발 당일 아침. 너무나 화창하고 따뜻한 봄 날씨였다. 인솔자가 겨울옷을 하나 꼭 챙겨갖고 오라고해서 갖고 오긴 했지만 동유럽이 우리나라 날씨가 비슷하다던데 왠지 짐만 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터질 듯한 캐리어와 보조백을 끌고 공항에 도착하니 이제 정말 가는거 같고 설렌다. 여행사 미팅테이블 가니 인솔자가 여행일정표를 나눠주고 여권을 확인한다. 전체 35명이라고 들었는데 8명 정도 밖에 안보였다. 과연 어떤 사람들과 8박 9일의 여정을 같이 하게 될런지...

 비행기가 이륙할때만하더라도 유럽으로 간다는 생각에 마냥 신났었는데 너무나 긴 비행시간에 한동안 손에서 놓았던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잠도 잤는데도 아직도 5시간이나 남았다고 하니 목은 뻐근하고 다리는 저려오고 정신은 멍하고, 할 일은 없고, 때 되면 음료수에 간식에 그리고 식사까지 너무나 친절한 서비스였지만 앉아서 먹기만 하니 비행기 안에서 사육당하고 있는 듯 했다.

 12시간의 기나긴 비행을 끝내고 드디어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인솔자가 이 공항에서는 입국 시 랜덤으로 잡아서 가방을 검사를 한다고 가방을 보여달라고 하면 겁먹지 말고 그냥 보여 주면 된다고 한다. 면세점에서 과소비를 하신 한 아주머니께서는 비행기 탈 때부터 산 물건을 뜯어서 여기저기 배분하여 정리하시며 걱정을 하셨지만 다행히도 아주머니는 무사히 나오신 거 같았고, 우리 인솔자와 다른 아주머니 한분이 가방 검사 받는 모습이 보였다. 설마 했는데 누구든 가방 검사를 받긴 받나보다. 우린 분명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와 있는데 여기가 한국이야 독일이야 할 정도로 공항내에는 우리 여행사 일행이외에도 여러 여행사에서 온 한국 사람들로 붐볐다.

 출발하기 전에 8명 밖에 안보이던 8박 9일을 함께할 우리 일행들 공항에서 숙소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드디어 모였다. 두루두루 살펴보니 다들 나잇대가 있어 보이시고, 나와 친구가 제일 젊은 듯 했다. 여행도 여행이지만 새로운 친구들 만나는 것도 여행의 목적이었기에 우리는 급실망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인솔자가 비행기 12시간 타고 방금 내린 우리에게 버스를 또 2시간 30분을 타고 가야 숙소에 도착한다고 한다. 설렘과 크나큰 기대를 갖고 유럽에 왔지만 하루를 비행기타고 버스 타는데 다 소비한 우리는 뭘 보고 느낄 새도 없이 너무나 지쳐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