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기는 GS&J 우가영 팀장이 동유럽 해외연수를 다녀와서 쓴 글입니다. 

  끔찍했던 역사의 현장 '아우슈비츠'

  헝가리를 출발하여 슬로바키아를 지나 폴란드까지 장시간의 버스여행을 하고 거대한 소금광산까지 구경을 하니 오늘은 소금광산 하나만 구경했음에도 하루가 금방 지나갔다. 이제 여행 일정의 반이 넘어가니 얼마나 아쉬운지...하루하루가 천천히 갔음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폴란드의 숙소는 최악의 헝가리 호텔보다는 깔끔하고 시설적인 면에서도 좋았다. (여기서 여행 와서 다른 숙소에서는 보지 못했던 작은 거지만 커피보드를 처음 봐서 좋아보였는지도...)

  벌써 6일째..폴란드 크라쿠프에서 50km 떨어진 곳에 있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향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역사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장소이긴 하지만 비극적인 장소이기에 일정에 포함되어 있어서 가는 거지 솔직히 가고 싶은 장소는 아니였다. 어제 버스 안에서 본 쉰들러리스트의 여운이 있어서 그런지 이곳에 들어서니 소름도 끼치고 잿빛 하늘은 더더욱 맘을 무겁게 했다.

 부지런한 우리 일행들이 아침 일찍 출발해서 수용소 안에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입구에서 개인용 수신기와 헤드폰을 받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이동을 하는데 이곳 분위기에 눌린 것인지..웃는 사람도 인증 샷을 찍는 사람도 없었다. 아우슈비츠의 각 블록은 숫자로 구분되어 있고 블록마다 다른 주제에 관한 전시를 볼 수 있었다.

 이곳은 1940년 폴란드이 정치범을 수용하기 위해 설립되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나치는 전 유럽인들, 특히 유태인, 집시 소련군 포로들을 이곳에 보내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이곳에 수용소를 세운 것은 유럽의 정중앙에 있어 인력과 물자의 이동이 쉬웠기 때문이라고.. 전 유럽에서 열차를 타고 이 아우슈비츠로 도착한 유대인들은 도착하자마자 두 무리로 나뉜다고 했다. 여자와 남자, 그리고 일을 할 만큼 건강하냐 아니냐. 즉 아이와 노인 혹은 병을 가진 사람은 왼쪽 아닌 사람은 오른쪽, 그리고 왼쪽에 선 사람들은 이유도 모른 체 목욕실이라는 곳에 들어가 샤워를 하는 거라 생각하지만 가스가 나오며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들이 죽으면 머리카락을 벗겨 담요 등을 만들고 가지고 온 여러 물건들을 분류하여 전쟁중인 독일 시민에게 보냈다고 한다.

 가이드와 함께 아우슈비츠를 수용소를 돌면서 본 이 곳 수용소에서 잔인하게 죽어간 유대인들의 쌓여있는 유품과 자포자기한 듯한 핏기 없는 굳은 얼굴의 사진들, 영양실조에 걸려 피골이 상접한 겁먹은 아이들의 사진을 보니 가슴이 먹먹해 졌다. 인간이 이렇게나 잔인할 수 있을까.. 건성건성 보았던 영화의 장면들이 여기서 있었던 일인 것 처럼 생생하게 떠올랐다. 장소를 이동하는 중에 학생 단체 관람객들이 많이 보였다. 폴란드는 이곳을 그대로 보존하고 학생들에게 아우슈비츠를 의무로 방문하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독일 학생을 비롯한 수많은 유럽인들이 이곳을 방문한다고 한다.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했던 이 현장에서 역사를 바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 생각된다.

 마지막 장소인 가스실로 가는 중에 한쪽에 있는 교수대가 보였다. 여기서 수많은 유태인들이 죽었지만 나치 전범으로 판결 받은 게슈타포대장도 여기서 교수형에 처해졌다고 한다. 가스실 내부에는 천장에 독가스가 내려오는 구멍이 있고 독가스가 살포될 때 고통스러워 벽에 남긴 손톱자국들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그리고 그 시신을 태웠던 옆 화장터까지도.. 아우슈비츠는 1979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가장 끔찍한 문화유산이지 않을까 싶다. 구경하는 내내 무거워진 맘을 그대로 간직한 채 우리는 버스에 올라탔다. 다시는 이런 끔찍하고 잔인했던 역사들이 되풀이되는 일이 절대로 없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