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기는 GS&J 우가영 팀장이 동유럽 해외연수를 다녀와서 쓴 글입니다. 

프라하 성과 천문시계탑

  체코에서의 아침은 빨리 시작되었다. 다른 관광객들보다 빨리 출발해야 좀 더 여유롭고 편안하게 관광할 수 있다고 가이드가 서둘러서 어제 카를교에서 야경으로 보았던 프라하성으로 향했다. 유럽의 날씨는 역시나 기대를 하면 안되는건가보다. 여행 온 이후로 맑은 날을 본 적인 없다. 우리가 날을 잘못택한 것인지..

 프라하성은 지금은 대통령 관저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대통령의 관저는 국민이나 관광객들에게 오픈하지 않는 편인데 유럽의 나라는 오픈하는 경우가 종종 있나보다. 우리가 일찍 와서 그런지 입구가 한산했다. 헝가리에서 보았던 것처럼 근위병이 보초를 서고 있었는데.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옆에서 사진 촬영은 가능하다고 했다. 시간 잘 맞춰오면 여기서도 근위병 교대식을 볼수 있다고 한다. 성문에는 인상적인 동상들이 있었는데 나름 의미가 있는 동상들이다. 합스부르크 왕조와 보헤미아 왕조의 관계를 나타낸다고 했다. 독수리는 합스부르크 왕조의 상징이고, 곧 왕관을 뺏길 듯한 모습의 사자는 보헤미아 왕조의 상징이라고 한다. 프라하성이 고지대에 있는지라 성문 옆쪽으로 쭉 걸어가니 담 밑으로 프라하 시내가 보였다. 서울에서는 산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고층빌딩과 아파트 밖에 안보이던데 아기자기한 빨간 지붕이 유난히 돋보이는 프라하 시내의 모습은 동화같은 마을의 모습이었다. 우리나라도 개발도 좋지만 옛것을 간직했음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프라하 성 내부를 구석구석을 다 볼순 없다며 다음으로 보여준 곳은 성비타 성당이었다. 성비타 성당은 내가 느끼기엔 이제껏 본 성당 중에 가장 웅장하고 화려하며 뾰족뾰족한 듯했다. 어느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성당의 모습이 틀려져 보였고, 너무 뾰족하다 보니 사진 찍는 것도 힘들었다. 외관이 오래되서인가 검은색으로 변한 것도 특이했다. 성비타 성당은 외관도 화려하지만 내부도 많은 조각품들과 다양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수놓아져 있어 아름답고 화려했다. 스테인드글라스는 표면에 안료를 구워서 붙인 색판 유리조각을 접합시키는 방법으로 채색하는 미술이라고 한다. 엄청난 정교함과 꼼꼼함이 필요한 만큼 만들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을 듯 하다.

 프라하에서는 다른 곳하고는 다르게 걸어서 이동을 주로 했다. 이번에는 트램을 체험시켜준다며 가이드가 35명의 거대 인원을 이끌고 트램 체험에 나섰다. 현지가이드와 한국에서 같이 온 가이드가 따로 있었기 때문에 둘로 나누어 3정거장을 타고 갔는데 트램을 처음 타본 나로서는 재밌는 경험이긴 했다. (시골 사람이 서울와서 전철 체험하는거랑 같은건가..)

 가이드를 잃어버릴새라 뒤를 졸졸 쫓아가다보니 어제 밤에 왔었던 곳으로 가고 있었다. 어제 야경을 보았던 천문시계탑이었다. 오늘은 그 유명하다는 천문시계탑 공연을 보기 위해 다시 온 것이었다. 매시 정각이 되면 시계 속에 숨어있던 12도사가 나왔다가 사라진다고 하는데 이 장면을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벌써 대기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워낙 많다보니 가이드는 일행과 안떨어지게, 그리고 이런 곳에 소매치기가 많으니 가방 안 잃어 버리게 잘 갖고 있으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특히나 돈을 많이 갖고 다니는 중국 사람을 좋아하는데 같은 동양인이라 표적이 될수 있다고 했다. 여권이라도 잃어버릴까 가방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는 사이 정각의 종이 울리고 카레라 셔터를 누르다보니 정작 내눈으로는 자세하게 보지 못한 채 순식간에 볼거리는 허무하게 끝나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