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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6.11.21
제목
바이칼 이야기 2편 '바이칼은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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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칼 이야기 2편 '바이칼은 마을이다.'

 

 

 

 

  GS&J 연구위원 이선철

 (감자꽃 스튜디오 대표/숙명여대 대학원 교수)

 

 

 * 이 여행기는 GS&J 연구위원 이선철 감자꽃스튜디오 대표님이 지난 여름 바이칼 호수 근처에서 한 달여 머물며 겪은 이야기를 정리해 쓰신 글입니다. 여행기는 바이칼 이야기 1편' 바이칼은 자연이다' 와 함께 총 2회에 걸쳐 연재됩니다.

 

 

 

바이칼은 그 생태적 특징으로 인하여 숲과 호수가 어우러진 절경과 천혜의 청정함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 대자연을 즐기러 오는 관광객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물론 유럽이나 캐나다, 동남아나 히말라야, 또는 호주 등의 드라마틱한 자연 풍광에 비하면 다소 밋밋하고 단조로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형언하기 어려운 정신적인 요소로 인해 가히 영혼의 호수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바이칼은 문화인류학이나 민속학 또는 무속종교에 관심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연중 찾고 있으며 학술활동과 연구조사 등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다.

 

바이칼 호수 인접도시인 이르쿠츠크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거쳐 시베리아의 문화 예술 교육의 중심이 되어왔다. 미완의 거사였던 데카브리스트 혁명 당시 교육수준이 높고 예술에 관심이 많은 젊은 장교들이 이곳으로 유배를 왔기 때문이다. 또한 브리야트 등 다양한 민족의 문화유산과 어우러져 독특한 문화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바이칼 호수의 백미는 바로  알혼섬, 그중에서도 후지르 마을이라 할 수 있다. 후지르 마을은 소박한 알혼섬의 거점으로 원주민인 브리야트족과 이주한 유럽계 러시안들이 사이좋게 정착하여 살고 있는 곳이다. 마을 언덕에는 러시아 정교회의 교회도 있지만 지역의 샤머니즘도 여전히 강력하게 공존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이르쿠츠크는 강원도의 강릉시와, 후지르 마을은 강원도의 양구군과 자매 결연을 맺고 있기도 하다.

 

 

알혼섬 지도

 

 

빵을 들고있는 청년

 

 

목축업과 어업으로 생업을 이어왔던 마을 주민들은 최근 관광객 증가로 인해 대부분 자연스레 관광 관련 업종으로 바꾸고 있지만 여전히 몇몇은 전통 산업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도 집집마다 ‘우유’, ‘생선’ 이라고 써 붙이고 직판을 하는 경우가 그 증거이다. 마을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자가발전을 했다. 수도 상태도 좋지 않아 호수물을 길어 먹거나 동네 군데군데 급수타워에서 물탱크를 실은 물차가 집집마다 물을 날라주기도 했지만 이제는 대부분 현대식으로 바뀌었다.

 

 

일반 가정집에 왼쪽은 '생선',  오른쪽은 '우유'라고 쓰여 있다.

 

 

집집마다 물을 저장하는 급수타워와 물차

 

 

포구로 가면 과거에 비해 어업용 배보다는 관광선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포구 여기저기에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는 배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어업으로 번창했던 과거 이곳의 영화를 느끼게 한다.

 

마을 한복판에는 초중고를 통합한 학교가 하나 있는데 아담하면서도 정겨운 모습의 목조 건물이다. 필자는 몇 년 전 이 학교의 학부형 회의를 잠시 참관한 후 교장선생님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학교는 공부 이외에도 체육이나 문화예술 활동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또한 이 학교의 설립자가 세운 박물관은 학교 교정 안에 위치하고 있어 박물관을 방문하면서 자연스레 학교의 분위기도 접하게 된다. 설립자 가족이 여전히 학교의 생물교사로 재직하며 박물관 운영의 책임을 이어가고 있는데, 박물관은 설립자의 열정과 헌신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로컬 박물관으로 학교뿐만 아니라 마을의 역사와 풍습까지 잘 보여주고 있다.

 

그 밖에 아담한 사이즈의 극장과 음악학교, 도서관, 약국과 병원 등은 마을 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마가진이라고 하는 작은 가게 이외에 최근에는 현대식 마트가 들어서면서 주민과 관광객의 편의를 돕고 있다.

 

 

 

니키타에서 필자

 

그러나 이 마을의 진정한 중심지는 니키타하우스라는 이름의 게스트하우스라 할 수 있다. 지역의 유명한 탁구선수였던 니키타 멘차로바라는 청년은 30여 년 전 이 마을 학교 탁구부 순회코치로 잠시 방문했다가 마을에 매료되어 정착하게 되었단다. 찾아오는 친구들과 지인들을 대접하다 보니 자연스레 게스트하우스를 차리게 되었는데 지금의 니키타하우스는 단순한 숙박시설의 역할을 넘어 연중 공연과 전시 그리고 워크숍과 탐방이 끊이지 않는 마을관광의 거점이자 지역문화의 중심지가 되었다.

 

이제 바이칼은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인기와 함께 무비자 협정, 상대적으로 싼 물가 그리고 유럽이나 동남아 등과는 또 다른 감흥과 풍광으로 인해 젊은 배낭여행객들의 수도 부쩍 늘고 있다.

 

바이칼은 자연이고 마을이며, 역사이고 생활이다. 잘 갖추어진 현대식 휴양지로 개발되기보다는 지금처럼 원초적 아름다움과 소박한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조화로운 힐링 관광이자 체험 관광의 장소로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체육관

 

 

니키타 하우스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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