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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기고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7.12.25
제목
친환경농산물인증제’ 고치자 / 김태연 
첨부파일
 

2017. 12. 12  한국농어민신문에 실린 GS&J 연구위원 김태연 단국대 교수의 글입니다.

 

 

 

친환경농산물인증제’ 고치자

 

 

 
GS&J 연구위원 김태연

 (단국대학교 환경자원경제학과 교수)

 

 

 지난 여름 큰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었던 ‘살충제 달걀’에 대한 대책이 아직도 농업계의 중요 현안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대다수 언론의 관심은 많이 수그러들었지만 이에 대한 대책을 둘러싸고 농식품부와 친환경농업인단체 간의 대립이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 신뢰도 제고를 위해서는 현 제도보다 더욱 강화된 인증제도를 시행해야 한다는 정부의 방침과 기존 제도상의 문제에 따라 나타난 결과를 오로지 친환경농업인에게만 전가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농업인단체의 주장이 서로 대립되는 상황이다. 어떻게든 인증기준을 현재보다 강화하면 기존 생산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므로 정부의 조치는 당연히 친환경농업 종사자의 반발을 불러오게 된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을 농식품부는 왜 범법자 처벌하는 것처럼 전격적으로 인증제도 강화조치를 시행하는 것일까? 이렇게 하면 정말로 소비자 신뢰가 제고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일까? 이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사건발생 당시 주문했던 “친환경농산물 인증제도의 근본적인 개선대책”일까?    

  

국가가 제시한 ‘안전식품의 기준’

 

 친환경농업은 우리나라만의 제도이므로 선진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유기농산물 관련 제도를 보면, 유기농산물을 안전 식품으로 인식하게 하거나 또는 그 산업화를 장려하려는 목적으로 유기농업 지원제도를 도입한 선진국은 없다. 1992년 처음으로 유기농업 지원제도를 도입한 EU의 경우를 보면, “일반 농업보다 더 많은 환경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말하자면, 환경보전 효과를 제고하기 위해서 유기농업을 지원하는 것이지, 유기농산물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서 도입하는 것은 아니었다. 따라서 유기농산물 생산은 생산자의 환경보전에 대한 인식에 따른 것이지 높은 소득을 얻을 목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었다. 또한 소비자의 유기농산물 구입도 전적으로 본인의 선택과 책임에 따른 것이고, 국가가 안전식품의 기준을 제시하고 소비를 유도하는 것도 아니었다. 즉, 생산과 소비의 확대는 모두 시장 참여자의 노력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지 국가가 유도하는 대상이 아니다.

 

 화학적 투입재 사용 여부만 감시

 

 우리나라 관련 법률에서는 친환경농어업을 “합성농약, 화학비료 및 항생·항균제 등 화학자재를 사용하지 아니하거나 그 사용을 최소화하고 농업·수산업·축산업·임업 부산물의 재활용 등을 통하여 생태계와 환경을 유지·보전하면서 안전한 농수산물을 생산하는 산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화학적 투입재를 사용하지 않고 생산하면, 환경도 보전되고 안전한 농수산물도 생산되는 것이라고, 법률이 개입해서 국민들에게 그렇게 인식하도록 만든 것이다. 그래서 화학적 투입재를 정말 사용하지 않았는지를 정부나 대리기관이 검사를 하고, 이 과정을 통과해야 안전한 농수산물로 인정되는 체계를 만든 것이다. 이렇게 법적 기준을 만들었기 때문에 모든 친환경농산물의 초점은 농약, 제초제, 화학비료의 투입여부에만 관심을 두게 되고, 친환경농어업이 생태계, 생물다양성, 수질 및 토양 관리에서 행하는 역할에 대해서는 일반 국민들의 관심이 부족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정부가 잘못 설정한 친환경농어업의 법적 기준 때문에 즉, ‘악법도 법’이라고 모든 국민들이 그것을 지키도록 하였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인증기준 위반 문제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국민들이 친환경농업의 진정한 가치와 역할을 잘못 이해하게 된 것에는 친환경농업인 단체의 잘못도 크다. 친환경농산물 생산 및 판매 확대에 초점을 두게 되면서, 농업인들에게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교육하고 인식의 변화를 유도하기 보다는, 손쉽게 친환경농업을 실행할 수 있는 방법과 관련 농자재를 소개하고, 높은 농가소득으로 많은 농업인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을 채택해 온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과정에서도 그 소비가 우리 국토의 환경을 되살리는데 기여한다는 인식을 주기보다는 아토피 치유 등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부분을 강조한 측면이 크다고 생각된다. 결국, 친환경농업인들의 낮은 환경보전 인식으로 인해서 친환경농업의 가치와 역할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도 잘못된 방향으로 유도되었다. 그래서 농업인들의 반성도 필요하다.

 

 친환경농업의 가치 재정립할 때

 

친환경농산물 인증제도 개선과 관련해서 정부와 농업인단체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논의되지 못하고 있는 이슈가 있다. 말하자면, 인증기준을 친환경농업의 생태계와 환경보전 효과를 강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측 모두 그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인증기준에 추가하거나 또 다른 대안으로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도입할 수 있는 특별한 기준에 대한 준비가 미흡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이를 도입하는 것이 친환경농업인에게도 농업생산방식을 변경해야 하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데, 국민들이 인증에 소요되는 비용만큼 높은 가격을 주고 친환경농산물을 구입해야 한다면, 국민들은 당연히 현재와 같이 안전식품의 공급을 요구할 것이고, 인증기준의 강화는 당연한 수순이다. 그렇기 때문에, 친환경농산물 인증제도의 문제를 해소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안은 친환경농업의 가치와 역할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고, 이는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친환경농업인들이 농촌지역의 생태계와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결국, 친환경농업인 단체들이 주도적으로 인증제도 논의의 초점을 현재와 같이 화학적 투입재의 사용 여부가 아니라 진정한 환경보전 활동의 수행여부로 개편하자고 주장해야 친환경농업인들의 주장에 국민들이 동의할 것이라고 판단된다.  

 

 

[출처: 한국농어민신문] 원문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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