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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기고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8.12.17
제목
쌀 직불제 개편, 신중해야 / 양승룡 
첨부파일
 

2018. 12. 14  농민신문에 실린 GS&J 연구위원 양승룡 고려대 교수의 글입니다.

 

 

 

 쌀 직불제 개편, 신중해야

 

 

 
GS&J 연구위원 양승룡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최근 직불제 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쌀 소득보전직불제 개편방향을 놓고 농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를 통해 만성적 수급불균형의 원인이 되는 쌀 변동직불제를 폐지하고 고정직불제를 여러 직불제와 통합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정부와 국회도 기본적으로 동일한 방향의 개편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농업계 의견은 배제되고 전문가 논의도 형식적 절차에 그치고 있다. 정부는 직불제 개편의 명분으로 쌀 소득보전직불제가 쌀농가 규모간, 쌀과 타작물간 형평성을 저해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농업개방과 관세화 개방에 대응한 쌀산업의 전업화와 규모화라는 정책목표는 형평성이라는 구호 아래 슬그머니 사라졌다. 농정의 기조가 바뀌는 것인지, 통일을 대비한 식량정책의 큰 틀을 어떻게 설정하는지에 대한 설명이나 의견 수렴과정도 없다. 직불제는 우리 농정의 핵심 정책수단이다. 직불제 개편은 현행 직불제가 가진 문제점과 미래 농정체계에 대한 확실한 그림을 바탕으로 그에 대한 수단으로서 디자인돼야 한다.

 

현재 농업의 가장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는 쌀산업을 지탱하는 소득보전직불제의 구조와 내용이 변하면 그 충격은 쌀을 포함한 농업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직불제 개편방향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와 효과에 대해 사전에 면밀히 검토하고 연구해야 한다. 이 과정의 선결조건으로 미래농업과 통일농정에 대한 확실한 비전과 목표가 설정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작업이 있었는지 필자는 들어본 적이 없다.

 

정부의 직불제 개편안은 의외로 간단하다. 형평성을 고려해 타작물과 동일한 금액의 고정직불금을 규모별 하후상박식으로 지불한다는 것이다. 이는 쌀문제를 대규모 쌀농가에 돌리는 모양새다. 쌀 소비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변동직불제로 생산조절이 어려운 상황에서 현행의 소득보전직불제 개편은 당연하다. 그러나 변동직불제를 폐지하고 고정직불금을 높이는 것은 문제의 해결책이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문제의 시작일 수 있다.

 

필자는 최근 연구(농업경영정책연구, 2018년6월호)에서 쌀 소득보전직불제 개편의 여러 대안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고정직불금만 지급하는 대안은 정책비용이 현행 제도에 비해 낮을 수 있지만, 정책적으로 생산면적을 조절하는 생산조절형 직불제에 비해선 높게 나타났다. 또한 변동직불금에 의한 소득 안정장치가 없어지기 때문에 가격변동이 농가소득에 그대로 전가돼 경영위험이 상시화될 수 있다.

 

이에 반해 변동직불금의 수취조건으로 휴경이나 전작을 의무화하는 생산조절형 직불제는 농가소득과 수급조절, 정책비용을 고려할 때 가장 효과적인 정책대안으로 분석됐다. 생산조절형 소득보전직불제는 쌀산업의 문제를 농민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는 제도로서의 의미도 있다.

 

변동직불제를 폐지하고 그 예산으로 고정직불금을 올려주는 것은 조삼모사에 지나지 않는다. 갈수록 쌀값 변동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가격보험 기능을 하는 변동직불제가 없어지면 그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형태의 보장책에 대한 요구가 생길 것이다. 보조금 단가가 상승한 고정직불제가 지금의 재고문제를 해결하거나 수급조절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만약 정부가 기대한 바와 같이 쌀농업에서 이탈한 농가가 밭작물로 이동할 경우 밭작물의 경영위험이 엄청나게 커질 수 있다. 직불제 개편은 한국 농업 전체에 영향을 주는 사안으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출처: 농민신문] 원문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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