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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9.02.25
제목
정부가 직접 주지, 왜 민간의 것을 뺏어 주나 / 박병원 
첨부파일
 

2019. 2. 13  조선일보 에 실린 GS&J 이사 박병원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의 글입니다.

 

 

정부가 직접 주지, 왜 민간의 것을 뺏어 주나 

 

 

GS&J 이사 박병원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나 경제정책을 한다는 사람들의 최종 목표는 임금이 올라가게 하는 것이다. 국민소득을 높이는 방법이 그것밖에 더 있겠는가? 그러나 일자리를, 즉 노동 수요를 늘리면 임금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올라가지만 임금을 무리하게 먼저 올리면 그 임금을 감당할 수 없는 사용자는 사업을 접거나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게 된다. 수순이 중요한 것이다.

 

노동 수요가 늘지 않는데 임금을 먼저 올리면 가장 취약한 계층, 즉 생산성이 가장 떨어지는, 따라서 해고당하면 다른 데 가서 취직하기 어려운 미성년자와 고령층이 제일 먼저 일자리를 잃게 된다. 노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아무리 임금을 올려도 해고당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고용주가 사업을 접거나 가족이 대신 일하게 해서, 그 결과 일자리를 잃는 이들은 항변도 할 수 없다. 노동법의 해고 제한도 5인 이상 기업에만 적용된다.

 

이렇게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 10명 중에 한 명 정도이고 9명은 임금 인상의 혜택을 누린다고 치자. 나라는 일자리를 잃거나 취업을 못하게 된 한 명을 더 걱정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한 표를 잃더라도 아홉 표를 다질 수만 있다면 해볼 만하다는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은 적어도 아닐 터인데 어째서 일자리보다 임금을 먼저 챙기고 있는 것인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지금 우리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의 핵심은 공급과잉, 과당경쟁인 만큼 수요를 늘려야 한다. 최저임금을 올려 한계소비성향이 낮은 사람들로부터 높은 사람들에게 가처분소득을 이전하면 소비 수요가 늘어나 확대재생산의 선순환이 시작될 것이라는 것이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이다. 이론적으로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문제는 없는 사람들의 가처분소득을 늘려 내수 확대의 시발점을 만드는 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최선의 방법인가 하는 점이다. 최저임금밖에 주지 못하는 고용주의 대부분은 최저임금밖에 받지 못하는 사람들 못지않게 어려운 계층이다. 따라서 한계소비성향이 만만치 않게 높은 사람들이다. 최저임금이 높아진 결과, 반대로 이들의 소득이 줄어든다면 한계소비성향의 차이에 입각한 내수 진작이 효과를 발휘할지 의문이다.

 

일자리 안정 자금이라는 이름으로 3조원의 예산을 확보해서 영세자영업자들에게 최저임금 인상분의 일부를 보전해 주고 있는 것은 이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로 임금을 올렸다는 것을 이미 시인한 것이다. 가격에 개입하고 그 부작용을 재정으로 숨기는 이런 방식보다는 가격은 시장에 맡겨놓고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직접 지원해 주는 방법이 차라리 더 낫다. 가격에 대한 직접 개입은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을 때만 써야 하는 극약 처방이라는 것은 경제하는 사람들은 다 아는 상식이 아닌가?

 

가게 임대료, 카드 수수료, 프랜차이즈 가맹 수수료를 새삼스럽게 또 문제 삼으면서 그 부담을 덜어준다고 하는 대책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임대료나 수수료를 올린 것도 아닌데 최저임금의 과도한 인상으로 초래된 영세사업자들의 부담을 덜어 주는 책임을 왜 이들이 져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겉으로는 영세 사업자처럼 심하게 저항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아마도 고용을 줄이는 것으로 대응할 것이다. 카드 업계에서만 1만 명 안팎의 고용이 줄 것이라고 한다. 상업용 부동산 가격과 관련 업계의 주가는 하락할 것이고 그만큼 투자와 일자리 창출은 더 어려워질 것이다. 이러한 자산 가격 하락이 내수에 미치는 자산 효과도 큰 문제이다. 문제를 희석시켜서 잘 보이지 않고 덜 아프게 만들어 보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일이며 더 큰 문제를 만드는 일이다.

 

가장 나쁜 일은 '제로페이', '서울페이'라는 이름으로 수수료 없는 지급 수단을 개발·보급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비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경쟁으로부터 자유로운 공공 부문이 비용을 걱정해야 하고 투자자에게 일정 수준의 수익을 제공해야만 존립할 수 있는 민간과 불공정 경쟁을 하겠다 는 것이다.

 

수수료 부담을 덜어 주고 싶으면 재정에서 분담해 주면 되지 왜 기존 민간사업자들의 사업을 망가뜨리는 방식으로 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지금까지도 무슨 일만 있으면 중소기업 지원책의 단골 메뉴로 카드 수수로 인하를 동원해 왔다. 그것도 부족해서 아예 카드업계의 고객을 빼앗아 가는 경쟁업체를 만들겠다고 하니 이건 공공의 이름으로 할 일이 아니다.

 

[출처: 조선일보] 원문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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