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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기고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0.08.03
제목
‘한국판 뉴딜’ 무엇이 부족한가 / 이정환 
첨부파일
 

2020. 07. 31 내일신문에 실린 이정환 GS&J 이사장의 글입니다.

 

   

 

‘한국판 뉴딜’ 무엇이 부족한가

 

 

GS&J인스티튜트 이사장 이정환

 

 지난 7월 14일 총사업비 160조원에 달하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이 발표되었으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이 담대한 계획을 입안하는 과정에서 농업·농촌 분야에 관한 이해와 논의가 부족했던 것이 분명하고, 그 점이 이 계획의 중요한 결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뉴딜(NEW DEAL)의 원조인 미국에서 이런 이름을 붙인 것은 위기극복을 넘어 새시대로 전환하기 위한 새로운(new) 대처와 합의(deal)를 함축하기 위한 것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실제 1920년대 미국은 최악의 소득분배로 수요가 정체되어 시장기능에만 의존하는 경제체제가 한계에 봉착했다. 이른바 대공황이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대처방식이 필요했다. 최고 소득세율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과감한 세제개혁과 독과점 규제, 공공투자, 그리고 농촌경제 회생을 위한 농정의 대전환, 그것이 뉴딜정책이었다. 농가의 경영안정을 핵심으로 하는 미국 농정의 틀이 그때 만들어졌고, 그 기본틀은 지금까지 개선·진화하며 가족농 중심의 강한 미국농업과 농촌을 이루는 기반이 됐다.

 

한편, 코로나 사태로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은 유럽은 자연순환구조의 붕괴가 이번 위기의 근본 원인이므로 그 복원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기후변화 대응, 친환경적 에너지 및 모빌리티 체계 구축과 함께 농업·농촌의 생태환경 복원을 뉴딜의 핵심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코로나 사태가 초래한 위기를 어떻게 인식하고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농업·농촌의 생태환경 복원, 식생활 안전 방안도 논의해야

 

 글로벌라이제이션 신화가 무너지고 국경이 폐쇄되어 순식간에 국민의 식생활이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이탈리아는 토마토 수입이 차단되어 몸살을 앓았고 독일에서는 아스파라거스를 수확하지 못해 난리가 났다. 우리나라는 다행히 농산물 수입차단으로 인한 고통을 겪지 않았지만, 미국의 도축장 폐쇄가 조금만 더 길었다면 수입 소고기 가격이 폭등하고 우리 밥상에 대란이 일어났을지도 모른다. 자원봉사 등 긴급대책으로 그런대로 넘기고 있지만 외국인 노동자 부족으로 언제라도 채소와 과일이 품귀현상을 빚을 위험성을 안고 있다.

 

 예상하지 못했던 국경봉쇄와 차단에 직면하더라도 국민 식생활의 안정을 지켜내려면 무엇을 할 것인가? 2차대전 후 노르웨이와 스웨덴이 그랬듯이 기본식품 비축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을 안전을 위한 뉴딜사업으로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비축은 관련 민간기업이 일정 재고를 유지하도록 하되 그 유지비용을 지원하고 ICT 기술로 이행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면 큰 비용 없이도 가능할 것이다.

 

 코로나 이후의 탈도시 탈밀집 지향 시대에 농촌이 국민의 삶의 질을 지키는 대안이 될 수 있고, 이를 통해 농촌의 르네상스를 이룰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럽과 같이 농촌의 자연을 회복시켜야 하고 농업이 바뀌어야 한다. 올해부터 시작된 공익형 직불제도가 단순한 소득보조가 아니라 농업과 농촌이 자연순환의 논리와 조화를 이루도록 그린 뉴딜 사업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

 

 탈농시대에서 귀농시대로 가기 위한 새로운(new) 대전환(deal)

 

동시에 꼭 필요한 농산물을 이번과 같은 사태 아래서도 보통 소비자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농업을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 나가서 품질과 안전성(safe), 공급의 안정성(secure)이 가장 중요한 농식품 시장에서 세계인이 열광하는 명품 K-푸드를 만들 수도 있다. 한국의 기술, 투명성, 안정성에 대한 인식이 BTS나 영화 기생충 등과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한국의 브랜드 가치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농업·농촌이 4차산업혁명과 코로나 사태로 파생되는 도시의 고용감소와 고용불안에 대한 대안이 될 수도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업이 직면할 수밖에 없는 가격과 작황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정책을 이미 80년 전 미국이 했듯이 뉴딜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농업 전반을 외국인 노동자가 아니라 데이터에 의존하는 스마트 정밀농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을 디지털 뉴딜 사업의 중요한 부분으로 추진해야 한다. 요컨대 탈농시대에서 귀농과 귀촌시대로 가기 위한 새로운(new) 대처와 대전환(deal), 그런 뉴딜이 되어야 한다.

  

[출처: 내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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