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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3.05.17
제목
농산물 ‘검역역량 강화’ 시급하다 / 임정빈 
첨부파일
 

2023.05.16 이투데이에 기고한 GS&J연구위원 임정빈 서울대 교수의 글입니다.

 

   

 

농산물 ‘검역역량 강화’ 시급하다

 

 

GS&J 연구위원 임정빈

(서울대 교수·그린바이오과학기술원장)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세계 통상환경 변화 동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자유무역주의의 퇴보와 신보호무역주의의 등장이라 할 수 있다.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이래 진전돼 온 무역자유화는 퇴조하는 대신 자국 내 산업과 일자리를 보호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신보호주의는 통상과 안보의 연계, 환경, 노동, 인권 등 새로운 의제의 등장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며 확산 추세다.

 

보호무역주의는 1970년대 오일쇼크와 같이 세계 경제침체기에 사양산업 보호라는 논리를 가지고 종종 출현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의 신보호주의의 특징은 과거와 달리 경제통상 문제가 안보와 연계되며 포괄적 국가안보 전략 차원에서 이뤄지는 특징이 있다. 세계 자유무역 질서를 주도해온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과거에는 자유무역을 통해 효율적으로 글로벌 밸류체인을 구축해 소비자 후생을 증진시키는 게 통상정책의 목표였다. 최근에는 자국 내 경제활력 유지와 일자리 창출에 우선 순위를 두는 기조로 변하고 있다.

 

특히 최근 국제통상 협상은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중 간 패권경쟁이 심화되면서 핵심 원자재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 기후변화 대응 환경보호, 노동 및 인권 개선, 불공정 무역 및 관행 철폐, 동맹국 간 협력강화 등 새로운 명분과 형태로 진행 중이다. 미국 주도로 2022년 5월 협상이 개시돼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태 지역 14개국 간 진행 중인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협상이 대표적 사례다.

 

현재 미국은 IPEF 협상을 통해 아·태 지역 주요 동맹국과 함께 위기에 빠진 WTO 대신 새로운 무역규범을 마련하는 동시에 역내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IPEF의 협상의제는 기존 관세감축 및 철폐를 통한 시장접근 개선 목적의 자유무역협정(FTA)과 달리 공정한 무역규범 수립, 안정적 공급망 구축, 노동, 환경, 기후변화 대응 등 새로운 의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를 통해 중국에 공정한 무역을 압박하고, 중국의 역내 영향력 확장을 견제하고자 하고 있다.

 

또한 미국과 EU는 2021년 6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대서양 지역의 통상과 기술협력을 논의하기 위한 무역기술위원회(TTC)를 출범시켰다.

  

TTC는 기술표준, 기후 및 청정에너지, 공급망 안정화, 수출통제, 안보 및 인권, 글로벌 무역에 대한 도전과제 대응 등 신통상 의제를 중심으로 미국과 EU 사이의 협력방안을 도출하는 게 목적이다. 앞으로 TTC는 IPEF와 더불어 각각 대서양과 인도·태평양지역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통상의제들에 대한 규범을 수립할 협의체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측면에서 향후 국제 통상협상은 미국과 EU 등 선진국 중심으로 불공정 무역규범 및 관행 철폐, 환경, 노동 및 인권 개선, 안정적 공급망 확보, 동맹국과의 협력시스템 구축 등 새롭고 다양한 의제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의제와 쟁점이 출현하면서 급변하고 있는 세계 통상환경 변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나라의 통상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앞으로 농업부문은 동식물검역조치(SPS) 등과 같은 비관세조치에 대한 국제 규범과 수입국의 절차적 이행 의무 강화가 예상된다. 최근 미국, 호주 등 선진국들은 농축산물 교역의 투명성 제고와 무역원활화 측면에서 과학적 위험분석에 기반한 SPS 조치 시행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SPS 조치에 대한 국제적인 규율 강화는 대규모 농산물 수입국인 우리 농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SPS 조치에 대한 국제 규범 강화는 원칙적으로 과학적 기반 투명성 제고와 무역원활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어 종전에 수입이 금지됐거나 어려웠던 농축산물이 수입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대규모 농축산물 수입국으로 미국 등 주요 수출국으로부터 구매력 있는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농업분야는 농축산물 무역과 관련된 제도와 규제의 투명성, 과학적 합리성, 국제규범과의 합치성 등 다양한 형태의 도전을 받으며, 통상현안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국제적인 SPS 규범 강화 추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농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 전반적인 국내 검역역량 강화 방안 마련이 요청된다. 빠른 시일 내 미국, 호주, EU 등 선진국 수준의 검역 관련 조직, 인력, 예산, 시설 및 장비 등의 기반 확충이 이뤄지질 기대한다.

       

[출처: 이투데이] 원문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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