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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기고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6.08.20
제목
‘세계 농업전망’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 배종하 
첨부파일
 

2026.08.18 농민신문에 기고한 GSnJ 이사  배종하 전 FAO 베트남사무소장의 글입니다.

 

   

 

‘세계 농업전망’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GSnJ 이사 배종하 (전 FAO 베트남사무소장)

 

 

6월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26∼2035 농업전망’을 발표했다. 가장 권위 있는 세계 농업전망인 이 보고서는 농업의 미래를 비교적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향후 10년간 농업생산은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에 힘입어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국제 농산물 가격도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지정학적 갈등, 에너지 가격 상승, 공급망 불안이라는 새로운 위험이 자리하고 있다. 세계 농업은 성장하지만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다.

 

보고서는 2026년 중동 분쟁 사례를 통해 에너지와 비료 가격 상승이 농업생산 감소와 식량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런 충격은 저소득국일수록 크게 나타나며, 농가소득의 변동성도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식량안보는 이제 단순히 생산량의 문제가 아니라 지정학과 국제정치가 좌우하는 전략적 의제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소비시장 변화다. OECD와 FAO는 2035년까지 세계 식품 소비 증가의 39%가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식품시장의 중심축이 북미와 유럽에서 아시아와 동남아시아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 농업도 이런 변화에 맞춰 수출전략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지금까지 농식품 수출은 일본·미국·중국에 상대적으로 집중됐다. 하지만 인구증가와 중산층 확대, 한류 확산이 동시에 진행되는 아세안시장은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선농산물, 기능성 식품, 스마트농업 기술, 농식품 가공산업까지 수출품목을 다양화하고 현지 유통망과 콜드체인 구축,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 농업도 생산에서 시장 중심으로 사고를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통상환경 역시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다자무역체제는 분쟁해결기구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과거와 같은 규범 제공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각국은 공급망 안정과 식량안보를 앞세워 자국 중심의 통상정책을 강화하고 있으며, 경제안보가 자유무역을 대신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 역시 WTO의 정상화를 지지하되, 그것만을 기대하는 수동적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

 

앞으로 통상정책은 다층적이어야 한다. 먼저 아세안과 포괄적 경제협력을 더욱 확대해 안정적인 농식품 수출 기반을 구축하는 게 바람직하다. 공급망과 식량안보를 고려한 전략적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 추진하고 기존 협정도 디지털 무역과 검역 협력까지 포함하도록 발전시켜야 한다. 농업 공적개발원조(ODA)와 기술협력을 통상정책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 우리 스마트농업 기술과 종자·농기계를 함께 보급하면 신뢰를 구축하는 동시에 미래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OECD와 FAO의 농업전망은 미래를 예측하는 보고서이자 동시에 우리에게 전략 전환을 요구하는 정책 제안서이기도 하다. 세계 농업의 중심은 생산 경쟁에서 시장 경쟁으로, 가격 경쟁에서 공급망 경쟁으로, 개별 국가 경쟁에서 지역경제권간 경쟁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우리 농업도 이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미래의 농업경쟁력은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보다 어디에서 성장하는 시장을 선점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 답은 점점 더 동남아시아를 향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할 새로운 통상전략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농정과제다.

  

[출처: 농민신문] 원문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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