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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에세이는 마사회 고객서비스본부 김종철 본부장님께서 보내주시는 음악 메일입니다.
「김종철의 음악이 있는 에세이」
장마엔 쇼팽이 제격?
상쾌한 아침 맞으셨는지요? 간밤에 시작된 장맛비가 아침에는 제법 굵어졌습니다. 비 피해 없이 장마철을 잘 지나가시기를 기원해 봅니다. 오늘은 아내의 생일이네요. 아, 오늘은 무조건 싸우지 말아야겠다 생각해 봅니다. 혹여 내 맘에 안 드는 뭐가 있더라도 굳이 생일날 싸움 만들지는 말자는 얘기지요. 행복한 하루 보내시고, 행복한 한 주 여시기 바랍니다.
1. 쇼팽, 빗방울 전주곡
https://www.youtube.com/watch?v=1g7d1DKTfgU&t=229s
<중부지방도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많은 비가 예보되어 있어서 안전을 위해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네요. 비가 오면 떠오르는 음악이 많지만, 클래식 곡으로는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피아노의 시인이라는 호칭에 걸맞게, 줄기차게 비내리는 날의 감성이 담뿍 묻어나는 곡이라고나 할까요? 비로 인해 세상과 단절되어 혼자 있는 느낌, 약간은 외로우면서도 조금은 충만한 느낌, 뭐 그런 느낌이 듭니다. 음악에 대한 느낌이야 다 각자 다르게 느끼는 것이니, 애청자님도 자기만의 느낌으로 감상하시면 되지요. 규칙적인 건반 소리가 처마 타고 일정하게 떨어지는 빗방울의 느낌을 그대로 전해주는 것 같습니다. 말로 설명하긴 어렵고, 그냥 좋습니다. 장맛비 속에 갇혀 어디 가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 그려져요. 아, 쇼팽 선생,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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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정인, 장마
https://www.youtube.com/watch?v=weqPom5x9YI
장마 시작이라는데, 장마 노래 그냥 지나칠 수 없죠. 이 곡에서 장마야 그저 비유에 불과할 뿐이지만, 장마처럼 끝이 날 것 같지 않은 이별에 대한 아쉬움과 슬픔을 표현하기 위해 끌어댄 단어겠지요. 그렇지만, 끝이 날 것 같지 않은 장마도 결국은 끝난다는 것, 이별의 눈물도 결국 마르고 만다는 것, 이게 인생의 진실이겠지요. 아픔과 슬픔도 시간의 흐름 앞에서는 결국 무뎌지니까 어쩌면 인간이 살아 남을 수 있는 것이지도 모르죠. 시간의 흐름과 기억의 퇴색이야말로 인생을 살려주는 힘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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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깨버리고 싶은 충동
나에게 흠이 좀 있어도 괜찮아요.
어떻게 우리 삶이 학처럼 하얗고 깨끗할 수만 있을까요?
살다 보면 몸과 마음, 관계에서 흠집이 날 수도 있어요.
흠이 생길까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않아 결점 없는 삶보다는
실패와 상처 속에서 성장하는 삶을 택하세요.
그리고 분투하고 있는 내 삶에게
"난, 너 무지무지 사랑한다."라고 큰 소리로 외쳐주세요.
우리는 상대가 별생각 없이 한 행동을 가지고 자기 스스로 온갖 추측과 부정적인 상상을 한 후 '저 사람은 나에 대해 이렇게 생각할 거야.'라고 지레짐작한다. 그 지레짐작이 본인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상대에게 투사해 놓은 것에 불과한데도 '실제로 그럴 것이다.'라고 굳게 믿고 상대를 싫어하고 미워하는 마음까지 연습한다. 물론 상대는 그런 생각 자체를 전혀 하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도 말이다.
상대는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않는데
나에 대한 상대방의 마음을 최악의 경우로 지레짐작한 후
내가 먼저 그와의 관계를 깨뜨리는 경우가 있지요.
그럴 때 잠시 멈추세요.
마지막 말을 하고 깨뜨리려는 그 충동을 참으세요.
나중에 '내가 그때 그냥 가만히 있을 걸." 하고
후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 마음에 딱 밪게 좀 못 맞춰주느냐고 불평하지 마세요.
나에게 맞춰달라는 내 마음의 틀이 더 큰 문제이지 않을까요?
24시간 그 틀에 맞춰줄 사람, 세상 그 어느 성자라도 못해요.
-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혜민 스님 >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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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김건모, 빗 속의 여인
https://www.youtube.com/watch?v=Z-yzvXQlRkw
신중현과 에드훠 버전과 김추자 버전, 김건모 버전이 참 맛이 다른 <빗속의 여인>입니다. 노래의 묘미는 누가 어떻게 부르느냐에 따라서 같은 곡이라도 맛이 다르다는 것, 그리고 듣는 사람은 또 자기만의 감성으로 받아들인다는 데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인생도 그렇겠죠, 뭐. 같은 삶의 재료가 주어져도 각자는 다르게 받아들여 각자 다른 삶을 만들어내는 것일 테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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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은 없다?(2016. 7. 14)
사람 살아가다 보면, 아마도 거의 예외없이, 누구에게나 생각지도 않을 일들이 일어나고, 굴곡이 있을 겁니다. 그런 일들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 각기 다른 전공의 전문가들이 각자 다른 처방을 내리기도 합니다. 누구는 그런 예기치 않은 상황에 굴하지 않을 강한 정신력을 가지라고 주문할 것이고, 누구는 동요하지 말고 일어나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누구는 체념할 줄 알아야 한다고도 합니다.
나이가 먹어갈수록 '동요를 최소화하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말이 점점 더 와닿습니다. 마음의 동요는 상황 자체가 가진 실제적인 무게보다 더 무겁고 힘들게 받아들이게 합니다. 내 마음 속의 관조자, '관찰자적 자아'의 눈으로 상황을 한 걸음 떨어져서 보려고 노력하는 게 삶의 상황상황을 지나치게 무겁게 받아들여 실제보다 더 무겁게 만드는 것을 막아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들내미가 읽던 어느 책에서,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라는 말 따위는 받아들이지 말라는 충고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사람 사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 중에서 처리하기 불가능한 일이 없겠습니까? '내 사전에는 불가능이란 말도 있고 포기라는 말도 있다'는 게 정답일 것 같습니다. 나에게 다가오는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해 보고, 그래도 안 되는 일은 안 되는대로 받아들이는 게 정신건강을 위해서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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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장범준,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내 샴푸향이 느껴진 거야
https://www.youtube.com/watch?v=qKXMZPH6k18
요즘 드라마 <멜로가 체질> 몰아보기를 하고 있습니다. 주제곡이 이 노래네요. 말랑말랑 멜로 스토리에 딱 적합한 노래라고 할 수 있겠지요. 시시한 연얘 이야기를 담은 멜로 드라마를 주구장창 보고 있는 게 '참 쓸데없는 짓'이긴 하지만, 뭐 인생에 '꼭 쓸모있는 짓'만 하고 인간이 어찌 산답니까? 재미있는 건 대개 쓸모없는 짓들이더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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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순간. .2015. 12. 5
완벽하게 준비된 순간이란 없다.
'준비되었다'라고 마음먹는 결정의 순간만이 있을 뿐이다.
사실은, 준비에 대해 별로 생각해 볼 여지도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상황을 맞을 때가 인생에서는 더 많은 것 같다.
결혼할 준비가 완벽히 다 되어서 결혼하는 것도 아니요, 부모가 되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아서 부모가 되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어떤 상황을 맞기 전에 준비하겠다는 것이 다소 오만일는 지도 모른다. 뭔가 모르는 상황에서 그냥 부딪혀야 하는 게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할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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