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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8.01.14
제목
농촌인구 감소시키는 농업정책 / 김태연 
첨부파일
 

2017. 1. 12  한국농어민신문에 실린 GS&J 연구위원 김태연 단국대 교수의 글입니다.

 

 

 

농촌인구 감소시키는 농업정책

 

 

 
GS&J 연구위원 김태연

 (단국대학교 환경자원경제학과 교수)

 

 

 새해 벽두부터 우리나라의 급격한 인구감소를 걱정하는 기사가 방송과 신문의 주요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저출산이 당초의 예상보다 가파르게 진행되어서 매년 20만 명 안팎으로 늘어나던 인구가 2017년에는 8만 명 남짓에 그쳤다는 것이고 이에 따라 생산가능인구도 ‘이상 급감’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예상보다 빨라지는 인구 감소 추세에 대비하는 정책이 매우 시급하다는 것인데, 특히 이것이 과거 정부에서 잘못된 인구정책을 시행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매우 안타깝게 느껴진다.

 

우리나라의 농업인력 및 농촌인구의 감소추세가 나타난 것도 마찬가지다. 이미 오래전부터 농업인력 및 농촌인구의 감소, 그리고 고령화 추세의 심각성에 대한 많은 경고가 있었지만, 우리나라 농업정책은 거꾸로 농업인력과 농촌인구를 동시에 감소시키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해왔고, 지금까지 이러한 기조는 거의 바뀌지 않았다. 즉, 농촌인구 감소를 억제하기 위한 귀농・귀촌 정책을 실시하면서도 전체적인 농정기조는 여전히 농업과 농촌인구의 감소를 유도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전업농’ 위주 농업구조 개선정책 

 

농업 노동력을 감소시키는 가장 대표적인 정책은 농업구조개선 정책이다. 소위 전업농 육성 정책으로 대표되는 이 정책은 농가당 경작면적 확대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영농의 기계화를 추구하고 투입 노동력의 절약을 수반하는 것이다. 식량이 부족했던 시기에 거의 모든 국가에서 추구했던 정책이지만, 농업생산기술이 발달한 1980년대 이후에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폐기한 정책이다. 왜냐하면, 이를 통해서 식량 생산량은 증가했지만, 동시에 농산물의 공급과잉뿐만 아니라 농업인력과 농촌인구의 감소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도 농가인구가 251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5%에 불과한 실정이지만, 효율적인 농업생산을 위해서 2~3% 수준으로 더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최근까지 학계에서 농업구조개선을 위한 중요한 주장으로 제기되었었다. 그래서 우리나라 농업인력의 감소 현상은 자연적인 감소라기보다는 정책에 의해 인위적으로 유도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현재도 시행중인 다양한 영농 기계화 지원 사업, 농지 규모화 사업, 각종 생산시설 현대화 지원 사업 등이 농촌인구 감소를 초래하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진실로 농업인력 감소가 염려된다면 이들 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우선 필요하다.

  

‘기업체’ 성장 위주 농촌개발사업

   

 한편, 지난 정부에서 중점 사업으로 시행된 6차 산업화 정책을 포함한 각종 농촌개발사업도 마찬가지로 농촌인구의 감소를 초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사업지원 대상의 선정이나 평가를 할 경우, 주로 성장가능성, 매출액, 일자리 등의 지표가 적용되는 것이다. 사업체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거나 매출액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현대적인 시설과 기술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기업에서는 첨단 설비를 다루는 소수의 인원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일자리는 단순 작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기업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시설이나 기계를 도입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단순 작업 일을 줄이게 되고 일자리가 감소하게 된다. 그래서 이런 기업들이 총량적으로 해당 농촌지역의 소득증대에는 기여할지 몰라도 개별 농가의 소득증대나 일자리 증대를 유도하지는 못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성장가능성이나 매출액 증대를 사업성과지표로 적용하게 되면, 농촌일자리 감소와 인구 감소를 더욱 더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농촌일자리 확대를 목적으로 하는 정책은 중소(또는 영세)규모로 전통적인 생산 방식을 적용하는 사업체를 지원해야 하는 것이다. 즉, 농촌지역의 산업화를 도시의 산업화와 동일한 방식으로 시행하게 되면 오히려 농촌인구의 감소라는 역효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산업화 아닌 ‘지속가능성’ 초점을

 

이 글에서는 지면 관계상 규모 확대를 지향하는 농업 및 농촌개발 사업에 대해서 다루었지만, 실제 농업생산, 유통, 가공, 판매의 각 단계에서 효율성과 산업화를 추구하는 정책들은 기본적으로 고용 노동력의 감소를 궁극적인 지향점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정책 담당자들이나 사업자들이 잘 인식할 필요가 있다. 특히, ICT 융복합, 첨단농업, 스마트 팜, 유통의 효율화 및 규모화, 대량 판매처의 확보 등의 개념이 농촌지역의 발전을 유도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인식하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런 지향들은 소수의 재벌기업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일반 경제에서와 마찬가지로, 농촌에서도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혜택을 안기고 빈부의 격차와 주민의 소외를 유발하게 된다. 농업의 산업화를 먼저 추구했던 선진국들이 이제는 ‘지속가능성’을 핵심 농정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서 농촌의 환경과 자원을 보존하고, 복합영농을 통해서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고, 지역적인 식품공급체계를 형성하고, 이런 과정에서 많은 주민과 단체들이 서로 협력하는 체계를 형성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펼치는 이유가 무엇인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촛불혁명에 따른 새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농정의 담당자들이 ‘농업의 산업화’라는 낡은 가치에서 벗어나야 농업과 농촌에 새로운 인력이 유입될 수 있고, 새로운 발전 동력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길 기대한다. 

 

 

[출처: 한국농어민신문] 원문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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