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지방출장을 마치고 돌아왔다. 자주 가지 못하지만 현장을 보는 것은 항상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새로운 것을 생각하는 계기를 준다. 이번 출장도 매우 유익한 것이었다.

 24일에는 광주에서 벤처아카데미 2회차 연수회가 있었다. 전남 벤처농업클럽의 적극적 유치로 처음 지방에서 열린 연수회였으나 250여명이 참가하여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행사를 기획 주관한 전일송씨의 열성과 노력이 돋보였다.

 25일에는 보성군의 삼베와 녹차산업을 둘러보았다. 삼베에 기품있게 천연 물감을 들인 후 아주 고운 한복을 지어 수백만원의 고가품을 생산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녹차는 최근의 폭발적 인기로 보성에 연간 수십만의 녹차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중요산업이 되었다. 녹차연구소, 대형 녹차원, 다양한 녹차가공 제품 등 활기가 넘치고 있었다.

보성 바닷가의 지중해란 숙박시설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바다 경치와 한밤의 쏟아지는 별빛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26일에는 우리나라 최대 오리농업단지인 홍성의 홍동면 문당리를 방문하였다. 금년에는 홍동면 거의 전체 논과 인근 면의 일부 논에까지 오리농법이 확산되어 400ha에 이른다고 한다. 일반 쌀보다 훨씬 비싼 값에 팔리기 때문에 급격히 확산되고 있고, 도시민과의 교류사업으로 발전하여 연간 만여명이 방문한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27일에는 홍천군 명동리의 무농약마을을 방문하였다. 이곳도 오리농법을 중심으로 모든 농사에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흙살림과 제휴하여 생산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환경농업 연수관을 짓고 도시민과의 교류도 확대해 나가고 있었다.

오후에는 대관령 고령지 시험장과 도암댐을 방문하여 고령지 농업이 표토를 유실과 과다한 유기물 사용으로 환경을 오염시키는 실태를 보고 놀랐다. 그 결과 깊은 산중의 도암댐이 토사와 오염으로 애물로 전락하는 모습은 내게 깊은 인상을 심어 주어 주었다.

 농촌은 지금 새로운 소득 기회를 찾아 몸부림치고 있었고, 새로운 가능성을 넓혀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 속에는 거품과 불안요소들이 보였고 앞으로 잘 다듬고 알차게 성장할 수 있도록 차분히 연구해야할 것이 많다고 느꼈다. 가는 곳마다 역시 우리나라 농촌은 아름다웠다. 이 아름다운 농촌을 더욱 아름답고 깨끗하게 보전하여야 할 텐데하는 생각에 잠겨 보았다.  (2003.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