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기는 GS&J 회원회 회장이신 윤여임 대표님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 카파도키아, 그 특별한 땅  

  터키 땅에 오면 꼭타봐야 한다는 카파토기아의 열기구는 기암절벽의 땅 카파도키아를 지상에서 내려다보기 위함이다. 인천에서부터 앙카라까지 24시간을 못 쉬고 여행한데다 새벽 4시에 일어나야하는 일정이 부담스러워 열기구 투어는 엄두를 못 내고 말았지만, 땅위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지금까지 본적이 없는 매우 특별한 경관이었다.(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하면 여러 사람이 추천하는 것은 해봐야 한다는 사실이다. 다음에 터키를 갈 기회가 되면 반드시 타 볼 것이다) ‘좋은 말이 많이 나는 곳’이라는 의미를 지닌 카파도키아가 위치한 곳은 네브쉐히르라는 터키 중서부 지역이다. 응회암으로 이루어진 암석계곡을 보면 암석봉우리마다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이나 교회 흔적들을 볼 수가 있다. 암석이 부드러워 굴을 파고 살기가 훨씬 쉬웠다는 이곳은 20세기 말에 유네스코에서 문화유산 지정을 할 때까지는 사람이 살았다고 한다.

 괴레메 야외박물관에는 동굴교회가 많아 동굴 안으로 들어가면 각기 다 교회가 위치하고 있는데 교회마다 벽화와 천정화가 그려져 있다. 특별히 이런 그림들은 성서를 읽지 않는 사람들이나 글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제작된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파괴되지 않고 남아있는 곳은 색채가 선명하여 당시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 생생하다.

 예수 이전에 처형도구로 쓰였던 십자가는 예수가 십자가에서 처형당한 후에는 더 이상 사형도구로 쓰이지 않고 기독교의 상징으로 쓰였다고 하며, 모든 신전은 고대 그리스 신전을 비롯하여 동쪽에 입구가 있으므로 교회를 보면 방향을 알 수 있다고 한다. 하늘이 맑고 투명한데 기암괴석과 살구꽃, 암석위에 낮게 핀 노란 꽃들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움을 더했다.

 괴레메 야외박물관을 떠나 낙타형상을 한 낙타바위와 젤베계곡, 버섯바위를 돌아다녔다. 산성비 등 오염의 영향 때문에 바위의 부식이 빨라지고 있다고 하는데 수도원이었던 젤베계곡의 동굴 속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질 않고, 영락한 수도원 터에는 이름 모를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사람하나도 빠져나가기 힘든 캄캄한 동굴 속을 들락날락하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는데 문득 전화벨이 울렸다. 이제 겨우 삼일 짼데 남편으로부터 온 전화였다. 비행기만 타면 약속이라도 한 듯 까맣게 잊어버리는 그도 이제 늙는 모양이다. 국제전화를 다 하니 말이다. 그의 전화나 문자는 그 뒤로도 계속되었다. 언제 이곳에 그와 함께 올 수는 있을까, 사고로 다친 다리는 언제 나을까, 우린 언제 목장에서 함께 자유롭게 떠나 볼 수 있을까, 새삼 이역만리 타국 땅에서 삼십년 룸메이트에 대한 정으로 마음이 짠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