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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기고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2.09.06
제목
글로벌 新통상 이슈를 선점하고 협상을 주도하라 / 서진교 
첨부파일
 

2022.08.23 아주경제에 기고한 GS&J 이사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글입니다.

 

   

 

글로벌 新통상 이슈를 선점하고 협상을 주도하라

 

 

GS&J 이사 서진교
(KIEP 선임연구위원)

 

 글로벌 통상에서 핵심 이슈가 바뀌고 있다. 지난 6월 중순 제네바 패키지를 도출하며 막을 내린 제12차 WTO 각료회의(MC12) 결과나 최근 출범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의제와 논의 동향, 그리고 미국이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통상 이슈 등을 종합해 생각하면 확실히 글로벌 통상의 핵심 지향점이 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시장 접근의 성격 변화이다. 기존 시장 접근 논의에서 핵심은 국경장벽으로서 관세 철폐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관세 철폐는 더 이상 논의되지 않고 있다. 그보다는 수입 통관 시 적용되는 각종 규제, 특히 검역과 검사, 표준 등 제도와 규제 완화 쪽으로 논의가 옮겨가고 있다. WTO 무역통계에 따르더라도 관세가 무역을 저해하는 핵심 장벽으로 보기 어렵다. 2020년 기준 주요 20개국(세계 전체 상품 수입에서 약 79%를 차지)의 단순평균 실행 관세는 5.8%였다. 여기에 이들 국가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내용을 추가하면 실제 상품 수입에 적용되는 관세는 5%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물론 일부 품목의 관세는 여전히 높아 무역장벽 효과가 있다. 그러나 상품 전체로 보면 양적 관세보다 질적 제도나 규범이 수입 통관에 결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결국 관세라는 양적 시장 접근 논의가 제도와 규범이라는 질적 시장 접근 논의로 바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존 상품 협상에서 이슈가 질적 시장 접근 추구 이외에 공급망 안정화 확보로 방향을 선회한 점도 눈에 띈다. 한 국가의 경제나 안보에 중요한 품목이라고 인식될 때 시장 접근과 관계없이 해당 상품의 생산에 필요한 부품이나 원자재의 안정적 확보가 글로벌 통상 협상에서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소위 공급망 안정화 논의가 여기에 해당한다.

 

한편 상품보다 서비스, 특히 디지털 무역이 글로벌 통상의 핵심 이슈로 자리를 잡았다는 점도 중요한 변화다. 세계가 점차 고도화하면서 단순 상품 중심의 소비에서 최첨단 디지털 상품과 서비스 소비를 위주로 하는 디지털 사회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연한 결과다. 세계무역통계를 보더라도 디지털 관련 상품과 서비스의 무역 증가율은 일반 상품의 무역 증가율을 훨씬 앞서고 있다.

 

마지막으로 신통상 이슈라고 할 수 있는 환경과 노동이 글로벌 통상의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는 점이다. 환경은 진작 WTO 무역협상에서 독립된 주제로 다루어졌으나 실상 특별한 진전은 없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후변화 등 환경을 보는 세계인 시각이 바뀌면서 환경과 무역의 중요성이 배가되었다. 이에 따라 최근 글로벌 통상 협상에서 환경을 저해하는 상품이나 서비스 무역은 효과적으로 제한되어야 한다는 규제 논리가 본격화하고 있다. 노동도 강제노동이나 미성년 노동을 이용해 생산된 상품이나 서비스 무역은 제한되어야 하며, 열악한 노동 환경이나 노동자 권리가 국제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해당 국가와는 무역을 적절히 제한해야 한다는 무역 규제 논리로 발전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글로벌 통상에서 이슈 변화는 최근 국제무역협상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세계무역을 관장하며 자유무역을 추구해 왔던 WTO 무역협상에서 양적 시장 접근인 관세 철폐 논의는 2008년 소규모 각료회의 실패 이후 사실상 진전이 없다. 공산품 관세 감축은 협상조차 열리지 않고 있다. 참가국 간 첨예한 의견 대립으로 공전이 계속된다고 하지만 지난 15년 동안 진전이 없다는 것을 설명하기는 무리다. 참가국 모두가 더 이상 특별한 관심이 없다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반면 이번 각료회의에서는 동식물 검역 현대화를 위한 각료선언이 채택되었으며, 전자상거래에 관한 무관세 적용도 연장되었다. 어렵게 합의 도출된 수산보조금협정은 환경 관련 수산자원 고갈을 방지하기 위한 합의다. 합의가 도출된 대부분은 양적 시장 접근이 아닌 제도 및 규제와 관련된 질적 시장 접근과 환경에 관한 것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IPEF에서도 사정은 같다. 미국은 관세 등 시장 접근은 논의되지 않을 것임을 누누이 강조한 바 있다. 대신 무역 필라에서 수입 통관과 관련되어 동식물 검역과 각종 규제 개선을 논의할 것임을 언급하고 있다. 특히 통관 과정에서 적용되는 각종 규제에 대한 투명성·접근성 제고가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경제도 독립된 의제로 다루어질 예정이고, 노동과 환경도 별도로 논의될 예정이다. 특정 품목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 안정화도 핵심 논의 대상이다. 어디에도 양적 시장 접근은 없으며, 제도와 규범, 디지털 무역, 노동과 환경, 공급망 안정화가 핵심 이슈다. 미국과 EU가 중국을 공격하는 핵심 포인트는 노동과 환경이다.

 

정리하면 향후 글로벌 통상의 핵심 이슈는 양적 시장 접근에서 질적 시장 접근으로, 상품 중심에서 디지털과 서비스 중심으로, 노동과 기후변화 대응 환경이 핵심 의제로 부상하는 가운데 기존 상품은 안보와 관련된 핵심 품목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중심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화를 빠르게 감지해 먼저 치고 나가 의제를 선점하고 협상을 주도하는 것은 중견 통상국이 할 수 있는 유효한 협상 대책이다. 문제는 최근의 핵심 통상 이슈인 검역과 검사, 노동과 환경, 디지털 등 제도와 규범은 여러 부처가 관계된 전문적 지식과 노하우가 필요한 복잡한 통상 이슈이기 때문에 국가 전략 차원에서 통합 조정이 절실한 분야다. 정책기획수석이 신설된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출처: 아주경제] 원문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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