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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2.01.25
제목
[김종철의 음악이 있는 에세이] 아름다운 마무리 
첨부파일
 

* 이 에세이는 농림축산겸역본부 김종철 동식물위생부장님께서 보내주시는 음악 메일입니다.

 

 

「김종철의 음악이 있는 에세이」

아름다운 마무리

 

 

 상쾌한 아침 맞으셨는지요? 김천도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제법 추운 날입니다. 그래도, 3주 정도 지나면 입춘이고 추위가 많이 누그러질 거라 생각을 하니 이 정도 추위도 별로 밉지가 않습니다.

어릴 적부터 채근담을 좋아했는데, 좋아하는 구절 중에 이런 게 있습니다.

 

[ 생각났을 때 곧 모든 번뇌를 쉬면 그 자리에서 바로 깨달을 수 있으나 만일 따로 쉴 곳을 찾으려 하면 아들 딸 다 결혼시키고 나서도 남은 일이 많으리라. 중과 도사가 좋다 하나 그 생각으로는 마음을 깨달을 수 없다. 옛 사람이 이르기를 "이제 쉬어 버리면 곧 쉴 수 있거니와 깨달을 때를 찾으면 깨닫는 때가 없다."고 하였으니 참으로 탁견이로다.

(조지훈 시인의 풀이)

마음의 무거운 짐을 푸는 것이 해탈이다. 해탈하는 때와 자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니 생각났을 때 곧바로 모든 번뇌를 놓아 버리라. 만일 따로 그 짐 풀 자리를 찾다 보면 만 년 가도 목적을 성취하지 못할 것이다. 중이나 도사가 되면 좋으리라 생각할 지 모르나 그런 희미한 생각으로는 자기의 심성을 모두 깨달을 수가 없다. 지금 곧 휴식하면 휴식할 수 있지만, 휴식할 때를 기다리면 휴식은 없원히 없으리라는 말이 옳다. ]

 

사람이 가장 잘 쉬고 잘 행복할 수 있는 길은 그저 지금 여기에 충실하는 것이라는 얘기를 채근담도 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1. 마야, 나를 외치다

 https://www.youtube.com/watch?v=9oJ_jN28Rwo

 

대선배 애청자님의 추천곡인데, 제목부터 뭔가 딱 와닿는 게 있습니다. 이번에 인사이동을 하게 되다 보니까, 저절로 저의 공무원생활 마무리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실은 몇년 전부터 '아름다운 마무리'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었네요. 정말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남은 불꽃 하나 없이 다 살르고 갔으면 좋겠네요. 그래야 미련이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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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마무리를 생각할 시간이 된 것 같아, 예전에 메모해 둔 글을 다시 찾아 읽어 본다. 결국 마무리란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 아닐까 싶다. 나는 초심을 지키며 살아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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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마무리'에 대한 생각(2017. 12. 14)

신문 인사란에 중앙부처 국장급으로 발령(승진도 아니고 전보)나는 소식들을 접하면서, 아 참 나도 연식이 많이 되었구나, 집으로 갈 때가 거의 다 됐어..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됩니다.

1991년에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연수받는 게 시작이었으니까, 햇수로는 27년차, 만 26년 넘게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고, 며칠 뒤 2018년이면 28년차가 되는 겁니다. 성격이 극심한 반항기도 숨어 있고 울퉁불퉁한 면이 있어서, 젋은 날에는 직장 상사의 꾸지람같은 사소한 일에 사표를 쓰기도 했고, 아무튼 멀리서 보기에는 어떻게 보일 지 모르지만 저 자신은 굴곡이 있는 직장생활을 하며 살다 보니 어느 새 세월이 그렇게 흘러 버렸습니다.

제가 아이러니하게 생각하는 일 하나는, 처음으로 사표를 던졌던 1994년 초 겨울날, 제게 술을 사주며 어떻게 차지한 자리인데 그만 두느냐고 뜯어 말리던 선배님 두 분과 대학 동기 한 명이 있었는데, 말리던 그 분들은 이미 오래 전에 차례차례 공직을 떠나 사법시험을 쳐서 지금은 변호사를 하고 있거나 아무튼 다른 길로 떠났다는 겁니다. 자기들처럼 사법시험을 친달지, 사기업에 나가서 일을 해 보겠달지 하는 구체적인 대안을 안 갖고 무작정 나가겠다는 동기가 걱정되서 그랬겠지만, 아무튼 결국 먼저 나가셨을 거면서..사람 일은 참 잘 모르는 거다 싶습니다.

법정스님의 산문집 중에 <아름다운 마무리>가 있지요. 울퉁불퉁한 직장 생활을 했지만, 지금부터 제가 해야 하는 일은 바로 아름다운 마무리인 것 같습니다. 어떤 게 아름다운 마무리일까요. 지금 책을 소지하고 있지 않으니, 검색해서 단편을 읽어 봅니다.

 

 [ 아름다운 마무리는 삶에 대해 감사하게 여긴다. 내가 걸어온 길 말고는 나에게 다른 길이 없었음을 깨닫고 그 길이 나를 성장시켜 주었음을 믿는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과 모든 과정의 의미를 이해하고 나에게 성장의 기회를 준 삶에 대해, 이 존재계에 대해 감사하는 것이 아름다운 마무리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근원적인 물음 ‘나는 누구인가?’ 하고 묻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내려놓음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삶의 본질인 놀이를 회복하는 것.

아름다운 마무리는 지금이 바로 그때임을 안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용서이고 이해이고 자비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자연과 대지, 태양과 강, 나무와 풀을 돌아보고 내 안의 자연을 되찾는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개체인 나를 뛰어넘어 전체와 만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나를 얽어매고 있는 구속과 생각들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것.

아름다운 마무리는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그 향기와 맛과 빛깔을 조용히 음미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스스로 가난과 간소함을 선택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또한 단순해지는 것.

아름다운 마무리는 살아온 날들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것, 타인의 상처를 치유하고 잃어버렸던 나를 찾는 것, 그리고 수많은 의존과 타성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홀로 서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언제든 떠날 채비를 갖춘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낡은 생각, 낡은 습관을 미련 없이 떨쳐 버리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마무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법정, 아름다운 마무리> ]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고, 비우고, 내려놓고, 언제든 떠날 채비를 갖춘다는 표현이 제일 눈에 들어 오네요. 채우려고, 무엇을 집어 들려고, 이 곳에 더 머무르려고 아둥바둥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수행의 길에 들어설 때의 마음 자세를 가리키는 듯한 '처음의 마음'이 무엇이었는지도 되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직업과 관련해서 나의 초심이 무엇이었는지, 3년 전에 끌적거린 글을 다시 읽으며 생각해 봅니다.

 

 [ 2년 전의 생각...지금 정리하면 표현이 조금 바뀌겠지, 아버지의 권유를 '받아들여서' 내가 선택했다..

행정고시 친 동기..아버지의 권유로.

입사 동기..자살만은 막고 싶었다.

어제 대학동기 송년 모임 가서 아주 이른(?) 시간까지 술도 마시고 헛소리에 박장대소하고 노래도 하다가, 마침 수지 사는 친구가 있어 함께 차를 타고 오는 길에 "왜 하필(!) 농림부에 근무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을 받았다.

생각해 보면 삶에서 선택은 자기가 하는 것이지만, 그게 필연적이지도 논리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행정고시 준비를 시작한 것 자체도 사실 내가 열심히 모색해서 했다기 보다, '아버지의 권유로'라는 표현이 적당하다. 입학식장부터 최루탄 연기를 맡으며 시작한 대학생활, 1, 2학년 시절 나는 경제학 공부에도 관심이 없었고,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하는 것도 아니고 늘 술에 절어 살다가 6.10 항쟁이 있었던 87년에는 많은 학생들이 그러했듯 거리로 나갔었다. 그러나 87년 대선정국이 펼쳐지면서 학생과 시민들이 일궈낸 대통령 직선제의 성과가 아무 것도 아닐 것이 분명해 보이는 상황으로 흘러가는 것을 보며 회의에 빠져 있었다. 여전히 늘 술이었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그 때까지 공부에 관한 한 어떤 말씀도 안 하시던 아버지가 87년 12월 초쯤, "얘기 좀 하자." 하시고, "네가 방황이 심한 것 같구나. 행정고시라는 게 있다던데, 한 번 해 보는 게 어떻냐?" 권하셨다. 나는 3주간의 생각할 시간을 요청하고, 2년간 공부에서 멀어진 내가 뭔가 할 수 있는 지 확인도 할 겸 준비를 해 보기로 했다. 그것이 나의 행정고시와의 인연의 시작이었으니, '아버지의 권유로' 시작한 셈이 맞다.

왜 하필 농림부? 사실 알 수 없는 일이다. 기억상, 대학시절에 소값 파동으로 말하자면 부도난 농민들이 자살하는 기사가 가끔 났었는데, 농활같은 것도 안 다닌 나였지만, 농민들이 죽어 나가는 그런 현실은 너무 안타깝고 막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히 했었다.

행정고시 합격자들의 중앙공무원 연수가 마무리될 때, 부처 선택을 하게 된다. 성적순으로 일등부터 먼저 나가서 선택을 하게 되는데 재무부, 상공부, 기획원 등 소위 잘 나가는 부처가 먼저 선택이 된다. 군가산점이 있던 시절, 미필인 나는 성적이 많이 밀렸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부처는 건설부, 농림수산부, 관세청 등 몇 개 남지 않았다.

대학 시절의 그런, 자살만은 막고 싶다는 생각의 연장일까, 건설부는 왠지 '뇌물'과 '건설비리', '목에 힘주는 관료' 따위의 부정적 선입견이 있었고, 그래도 농림수산부에 가면 '힘없고 어려운 농민의 삶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막연하나마 그런 생각이 농림수산부로 나를 이끌었다.

공직 입문 24년 세월 속에 보고 들은 것이 많아지면서 내 씨앗같은 생각은 많이 퇴색되고 모양도 흐릿해졌다.

그러나, 지금 다시 생각해 본다. 낙오자가 많이 나오고 세상을 스스로 버리는 농촌과 나라가 아닌, 함께 사는 농촌과 나라를 위해 아직도 내가 할 일이 있는 상황인지, 그 길은 무엇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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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이경, 칼퇴근

 https://www.youtube.com/watch?v=FGq7BbmyOd8

 

 '즐거운 직장'을 만들겠다는 시도 많은데, 그게 그렇게 결과가 잘 나지는 않습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에서 불행하게 느낀다면, 인생이 피곤해진다고 볼 수 있죠. '신명나는 직장 만들기'를 한다고 하다 보면 그게 또 추가적인 일이 되는 현실을 보며, 어찌해야 좋은 가 고민하던 기록이 있어 공유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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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WP, 활기찬 직장 만들기(2017. 1. 12)

우리 교육원 전문교육과에서 시작한 <활기찬 직장만들기 아이디어> 월별 시행계획입니다.

딱딱하기 그지없던 정부 부문에도 10여년전부터 신명나는 직장 만들기, GWP(Good Working Place) 등의 이름으로 조직생활을 부드럽게, 재미있게 만들고자 하는 시도들이 시작되었습니다.

재미없는 건 죽어도 못 참는 저는 그 시도가 너무 마음에 들었고, 과장 시절에 과에서 재미있는 이벤트를 만들어 보려고 담당자를 지정해서 아이디어를 내 보라고도 하고 실행하기도 했습니다. 회식하면 맨날 술만 퍼먹을 게 아니라, 영화를 보기도 하고, 볼링을 치러 가기도 하고, 맛집을 탐방하기도 하고, 책을 선물하기도 하고, 마니또 놀이를 하기도 하고..조직생활이 조금 더 재미나지는 나름대로의 성과도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국장급으로 기관의 책임자가 되었을 때도 ‘전사적으로’ 그 일을 실행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기관장이 적극적으로 ‘부드럽고 즐거운 분위기의 직장을 만들자’고 나서면, 그것 자체가 추가적인 ‘일, 업무’가 되어버린다는 역설적인 현실도 목도했습니다. 기관장이 나서서 호프데이를 하자고 하면, 누가 가고 안 가고 식순을 어떻게 하고 하는 ‘공식적인 이벤트’가 되는 것처럼 말이지요. 기관장은 호프데이를 만들어 등장하기 보다는, 그냥 카드를 쥐어 주고 등장하지 않는 게 더 나을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민간 부분에서 들어오신 전문교육과장님이 과에서 활기찬 직장만들기 아이디어를 실행한다고 할 때, 그걸 ‘전사적으로’ 실행할까 하는 논의를 과장님들과 잠시 했는데, 그런 경험들이 다들 있어서인지, 과 자율적으로 하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경과를 보기로 정했습니다.

기관장이 잘 놀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은 좋지만, 일을 키우기보다는 개인별, 부서별로 사부작사부작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놓아두는 편이 더 나을지 모릅니다.

운명의 사다리를 타는데, 전문교육과에서 저도 불러 주었습니다. 당당히 꽝에 당첨되었습니다. 이런 잘잘한 재미들이, 가족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조직생활에 활력소가 됩니다. Good Work Place를 넘어, 혹은 그걸 통해 Great Work Place를 만들어가는 시도를 저는 적극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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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리미와 감자, 홍콩반점

https://www.youtube.com/watch?v=IIxulZIQILA

 

김현식 씨가 부른 <골목길>을 패러디한 느낌인데, 처음 들었을 때 대화 부분이 너무 웃겨서 킥킥대던 생각이 납니다. 웃음은 명약이라고 하죠. 심지어 인간의 뇌는 가짜웃음과 진짜웃음도 구별을 못한다 하니, 조금 바보처럼 웃고 살아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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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장과 찐빵 사이 (2017. 1. 12)

대학 동기 모임, 계산이 제법 많이 나왔다. 진씨 성을 가진 친구가 말한다. "야, 2만원씩만 걷어. 모자란 건 내가 쏜다."

친구들 반응, "오, 진사장이 내는 거야! 멋지다!"

진씨 친구는 계산대에 서고 나머지는 다 가게 밖으로 나와 외친다.

"야, 찐빵! 빨랑 계산하구 나와! 빨리 안 나오구 모하냐!" 찐빵은 진사장의 별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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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The Danish National Symphony Orchestra (Live), The Godfather

https://www.youtube.com/watch?v=JH3T6YwwU9s

 

모르지만 무작정 클래식 선곡은 오늘도 이어집니다. 두 시간이 넘는 대곡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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